2012/04/21 14:30

화내는 당신에게 - 8점
SBS 스페셜 제작팀 지음/위즈덤하우스
최근에 인간의 부정적인 감정들에 대해 무척이나 궁금했었습니다. 이를테면 총선 후유증으로 온 멘붕 상태 때문이랄까요.

이 책은 흥미로운 다큐를 많이 제작한 SBS 스페셜 팀이 '화'에 대한 다큐를 책으로 엮은 것 입니다. 방송을 보는 것처럼 쉽게 읽혀서 더욱 좋았습니다.

화가 났을 때 그 이유를 면밀히 분석해보면 내가 무엇을 얻고자 하고 무슨일을 하고자 바라는지, 즉 자신의 욕구를 알아챌 수 있다는 글을 보고는, 회사에서 지난 주간 회의 때 느꼈던 화를 노트에 정리해 보았습니다.



하하하. 결국 저는 애정 결핍 같군요. 


화가 났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해 너무 훌륭해 보이는 조언이 있어서 정리해 봅니다.



화가 나면 '~에도 불구하고'로 생각을 정리해서 우선 공격성을 가라앉히는게 중요하다고 하네요.




공격성이 가라앉으면, 화가 난 이유를 '나의 욕구'에서 찾아봅니다. 분명히 이벤트는 외부에서 있었겠지만, 그 이벤트의 반응은 나의 내면에서 나왔겠죠. 화가 났을 때, 공격성을 드러내어 화를 표현한다고 그 화가 풀리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아직 진짜 욕구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래요. 그래서 '나의 욕구'를 찾아보는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나의 욕구'라고 하니 딱 하고 떠오르는게 있습니다. NVC(Non-violent Communication, 비폭력 대화)가 바로 그것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 책에서도 화를 표현하게 될 때에는 비폭력 대화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하네요.

그럼 언제 화를 표현해야 할까요?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다큐 답게, 답도 딱 내놨습니다.


1. 이것이 나에게 중요한 일인가?
2. 이 일에 대해 내가 느끼는 분노가 적절한가?
3. 지금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가?
4. 이 상황에서 행동을 취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


위의 질문 모두에 yes이면, 화를 표현하라
- p.214,215


저는 무엇보다 마지막 질문이 뇌리에 확 박히더라구요. 


"행동을 취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


요즘 제가 느끼는 많은 부정적인 감정들을 돌이켜 보면, 저 질문의 대답은 "가치 없다"였습니다.

그렇게 속으로 "가치 없다"고 외치자, 이상하게도 화는 가라앉아 버렸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욕구가 해소된 것은 아니니까 '묵은 화'가 될 것 같기는 한데, 이제 저의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행동을 해야할 것 같아요. '묵은 화'는 무지 위험하다고 하거든요.


총선 이후 화병 나신 분들! 이 책 보고 치유하세요~



[책 속의 밑줄]

공격성 저하 프로그램의 총괄 책임자잉 카렌 슈라이터 교수도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공격성은 오히려 분노 감정이 아니라 지배 욕구와 더 깊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 p.29


'분노의 관리'의 공저자인 하워드 카시노프 박사는 "실제로 화가 공격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10%에 불과하고, 나머지 90%는 화는 내지만 거기서 사라진다."고 말했다. - p.29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고 분명하게 밝혀 상대로부터 더 이상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만드는 건강한 목적의 분노 표현이 이루어질 때 우리는 진정 분노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 p.34


'왕처럼 화내라'의 저자이자 분노 트레이너, 독일 만하임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크리스토프 부르거 박사는 화가 났을 때 그 이유를 면밀히 분석해보면 내가 무엇을 얻고자 하고 무슨일을 하고자 바라는지, 즉 자신의 욕구를 알아챌 수 있다고 말했다. - p.53


화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감정으로, 힘이 있고 권위가 있으며 능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쉽게 발현되기 때문이다. - p.97


강자에게 약학 약자에게 강한 화.. 슈뱅크 메즈거 박사는 '화가 스스로를 보호하는 본능을 가진 감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p.98


우종민 박사는 화를 자주 내게 되면 우리 몸의 기능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자율신경계 중 하나인 교감신경계가 사소한 자극에도 강한 흥분을 일으키도록 변화한다고 설명했다. 교감신경은 인간이 분노를 느낄 때 활성화되는 자율신경계로, 화를 너무 자주 표출하게 되면 이곳이 과민한 상태가 된다. 그러면 아무것도 아닌 일에 화가 나게 되고, 이 분노는 다시 교감 신경을 예민하게 만들어 시도 때도 없이 화가 치솟게 만든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결국 중독에 빠지는 것이다. - p.132


이들은 화를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운 적이 없어요. 화를 건강하게 처리하는 좋은 본보기를 갖지 못했죠. 부모가 화가 나면 욕을 하고 때리고 술을 먹고 하는 것 밖에 보질 못했기 때문에 이들도 감정적인 것을 풀 때 부모처럼 욕을 하고 때리고 하는 거예요. 내가 악한 사람이라 그런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내 생각과 감정을 대화로써 전달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으니까 부모처럼 욕하고 때리면서 하는 것이죠. 그러니까 자신이 이상이 있다, 문제가 있다, 라고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아요. - p.140


흔히 사람들은 현재의 화를 지금 상황에 대한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의 화는 대개 마음에 상처를 받았던 과거에 해결하지 못하고 묻어버린 화를 반영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화를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긍정적으로 표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당신이 분노 감정을 회피하고 덮는 순간, 그 분노는 당신을 늘 화나게 하는 '묵은 화'가 된다. - p.194


1. 이것이 나에게 중요한 일인가?
2. 이 일에 대해 내가 느끼는 분노가 적절한가?
3. 지금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가?
4. 이 상황에서 행동을 취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
위의 질문 모두에 yes이면, 화를 표현하라
- p.214,215


알레바는 화가 났을 때 자신을 화나게 하는 정확한 동기를 파악하고 자신을 화나게 한 사람을 스승으로 삼아 배우기로 마음을 먹은 후, 현재 자신의 느낌이 어떠한지 탐구하고, 자신 안에 어떤 욕구가 숨어있는지 살펴서 상대에게 행동을 취할지 말지를 선택하는 화 사용법이다. 부르거 박사는 "알레바는 어떠한 동기에서 시작하여 스스로가 그 사안으로부터 배우려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난 후, 어떤 느낌을 받는지, 그 이면에 어떤 욕구가 있는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 p.222


로버트 엔라이트 교수는 용서란 자기가 당한 부당한 일과 그로 인해 발생한 분노에 대해 인정하고 자신한테 피해를 준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며 선의를 제공하고 친절을 베풀어 자신의 분노를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정의를 내렸다. 즉 상대의 행위를 해로운 것으로 인정하면서 자신에게 상처를 입힌 사람을 이해하여 그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긍정적인 감정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용서라는 것이다.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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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04 23:29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 6점
레미 말랭그레 그림, 드니 로베르 외 인터뷰 정리/시대의창

이 책은 노암 촘스키의 인터뷰 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인터뷰가 그렇겠지만, 인터뷰어에 의해 주제가 정해져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느낀 바로는 프랑스에서 있었던 '포리송(Robert Faurisson) 사건[아래 주1]에 대한 촘스키의 변명'을 듣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그 변명은 "세상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언론/표현의 자유이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언론/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주체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이야기 합니다. 


이 책에서는 자본가가 그렇게 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부는 그 자본가에 휘둘릴 뿐이라고 하구요.

 

조중동 패러다임에 갇혀서 진실을 모르고 사는 우리나라에서 충남 태안의 기름 유출 사건에 대해 아무 책임을 지고 있지 않는(말로만 배상하겠다고 했던),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인 노암 촘스키 교수께서도 메시지를 전달했던 제주 강정 마을의 해군기지 건설주체인 삼성, 그리고 대우건설의 사업 제안서로 시작되었다(고 하)는 말도 안되는 KTX 민영화 등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것은 딴지일보라는 변두리 언론(?) 사이트를 운영하는 김어준 님의 "나는 꼼수다"였습니다. 


이렇게 보면 노암 촘스키 교수님의 이야기처럼 자본가의 기득권을 유지하고 더욱 강화하기 위해 언론이 지배되고 표현의 자유가 속박되는 것 같습니다. 


포리송 사건에서도 자본가에 의해 그의 표현의 자유가 구속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빼빼로 데이에 "장군님, 빼빼로 사주세요. 뿌잉뿌잉~"을 트위터에 올려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된 박정근 씨를 떠올리면 포리송 사건에서도 (물론 그의 사회적 지위에 의한 여파를 생각하여 제한을 주고 싶기도 하겠지만) 굳이 책을 판금까지 하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뉴라이트의 말도 안되는 한국사도 출판되는 우리나라보다, 과거의 민중 혁명국이었던 프랑스가 더 표현의 자유가 없는 나라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인터뷰라는 형식 때문인지 쉽게 읽히기는 했지만, 그 유명한 촘스키 교수님의 책이 처음 기대보다 큰 감동은 없었습니다. 이미 비슷한 주장을 했던 나꼼수 때문인지 내용이 좀 식상하기도 했구요. ^^; 나꼼수가 승!


[주1] 1980년 프랑스의 문학교수인 로베르 포리송은 "히틀러가 가스실을 사용해서 유태인을 학살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단연 두드러진 역사적 거짓말이다. 이 거짓말로 이득을 얻는 쪽은 주로 이스라엘과 세계 전역의 시온주의자고, 그 주된 피해자는 독일 국민이다"라고 주장하면서 촉발된 사건이다. 이처럼 홀로코스트를 부인한 포리송의 책에 촘스키의 글이 서문으로 이용되었다. 포리송의 책이 판금 위협에 처했을 때 촘스키는 "포리송의 주장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언론의 자유를 위해서 그 책이 출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책 속의 밑줄]

선전은 국민에게 무력한 존재이고 세상에서 단절된 존재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상업적 광고나 선전을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이상적인 세계는 다음 두 가지에 기반을 둔 세계일 것 입니다. 첫째는 텔레비전입니다. 텔레비전은 각 가정마다 있는 것이고, 다른 사람들 심지어 가족과도 단절시키는 최고의 무기이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엘리트 계급이 우려하는 '민주주의의 위기'가 없도록 하는 것 입니다. 이런 이상적 조건에 접근할 수 있다면 대중은 더 이상 부자와 특권층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대중은 각자의 삶을 영위하는 데 전념할 것이고, 순간적으로 유행하는 소비재와 같은 피상적인 것에 열중하게 될 것 입니다. 모든 단계의 정책 결정에서 '참여자'가 아니라 '구경꾼'에 머물게 될 것 입니다. 심지어 노동 현장과 그 이상의 관련된 정책 결정에서도 말 입니다. - p.158~159


파시즘도 이런 좌절감에서 태동된 것 입니다. "누구도 우리를 지켜주지 않는다. 유태인, 아프리카인 모두가 우리를 해치려 할 뿐이다. ... 그런데도 정부는 우리를 위해 아무 것도 해주지 않는다. 우리 가치관이 위협 받고 있다 ..." 우익은 언제나 이런 위기감을 적절히 이용해 왔습니다. 미국의 준군사적 민병대도 이런 토양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오클라호마 시티의 연방건물을 폭파시킨 티모시 맥베이(Timothy McVeigh)도 60년 전이었다면 산업별 노동조합(CIO)의 투쟁에 열성적으로 가담했을 사람입니다. "여러분은 일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자식마저 여려분을 존경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에게는 미래가 없습니다. ... 어딘가에 강력한 적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 적이 바로 연방정부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라고 목청을 높였을 테니까요. 그런데 맥베이가 대기업을 비난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우리를 억압하는 것은 국가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심어 주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세뇌당해 있습니다. - p.161


국민이 혁명 세력으로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당신이 앞장서서 기존 질서를 뒤바꾸려 한다면 그 대가를 호되게 치러야 할 것 입니다. - p.169


이런 곤경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조직화 되는 것 입니다. - p.171


정보가 곧바로 전달되어도 나쁠 것은 없지만 하루 늦게 전달되더라도 변하는 것은 없습니다.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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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01 13:41

문재인의 운명 - 10점
문재인 지음/가교(가교출판)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지가 얼마 안되기 때문에,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를 통해 대선 주자로 치켜 세워졌던 문재인 님이 어떤 분인지 정말 궁금하던 차에 이런 책을 접해서 너무 좋았습니다.

이 책은 문재인님의 시각으로 바라본 참여정부와 참여정부에 속해서 공식적으로 얘기하지 못했던 속마음을 털어놓은 책 입니다. 저는 이 분이 이미 대선주자로써의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시점에서 이 책을 읽은 것이기 때문에 '이분이 차기 대통령이 된다면 어떨까' 하며 혼자 따져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한미 FTA를 바라보는 시각이라던지, 새만금/경인운하 등 토목 사업에 대한 시각이 현재 시민사회(특히 세금혁명당)에서 주장하는 바에 대해 '아직' 오랜 고민을 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였다는 점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직 우리나라 정치/사회적 풍토가 강력한 진보 드라이브를 하기에는 힘이 들다는 판단은 동의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문재인 님은 소년과 같은 감수성을 갖고 있고, 협력과 화합 그리고 균형을 우선 한다는 느낌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분이 대통령이 되신다면, 아마도 혁신/개혁 등의 말보다는 노무현의 꿈('사람 사는 세상')을 이어가고 그 꿈이 지속적으로 재창조 될 수 있도록 만드는데 기여하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치는 그 자체가 삶'이라고 생각하시는 분, 그리고 정치가 혐오스러워서 멀리하고 싶다는 사람에게 '내 얼굴이 못생겼지만 그것 때문에 나를 부정해서는 안된다'라고 충고할 수 있는 분에게는 진보진영의 대선주자 중 한 분인 이 분에 대해 어떤 사람인지 관심을 갖는게 당연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런 분들에게만 추천합니다.


[사족]

회사 동료인 유병석 과장님께서 공유해주셔서 인터파크 이북으로 출퇴근 시간과 화장실에서 잠깐잠깐 읽었는데, 인터파크 이북이 너무 훌륭해서 사족을 답니다.
아이폰에서 이북을 보실 때는 인터파크 비스킷 이북을 사용해 보세요.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유병석 과장님 감사해요. 저도 인터파크 비스킷 이북을 써야겠어요.


[책속의 밑줄]

노 대통령 서거 후 상속신고를 하면서 보니 부채가 재산보다 4억 원 가량 더 많았다.

그의 서거조차 그러했다. 나를 다시 그의 길로 끌어냈다. 대통령은 유서에서 ‘운명이다’라고 했다. 속으로 생각했다. 나야 말로 운명이다. 당신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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